그 광고 봤어?... SSG·롯데면세점, 언어파괴 젊은층 취향저격 
그 광고 봤어?... SSG·롯데면세점, 언어파괴 젊은층 취향저격 
  • 홍미경
  • 승인 2018.11.30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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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곳기 삭스겻 새가 삭스로 가슥것”  
‘석! 새각. 소긋’ 

공효진과 공유가 등장하는 광고에 알 수 없는 대화가 오간다. 규칙을 찾을 수도 없다. 외계어처럼 들리는 이 광고 신세계그룹이 최근 새로 선보인 SSG닷컴 광고다. 

광고로는 드물게 화제와 이슈를 모은 쓱(SSG) 광고의 후속작으로, 이번 SSG닷컴 광고에도 배우 공유와 공효진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등장한다.  

배경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저택 내부다.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 등을 참고했다는 것이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자막을 보면 이해할 수 있지만 귀로 들어서는 선뜻 알아듣기 어려운 '쓱어(語)'를 만들었다. 첫 번째 광고에서는 SSG를 발음 그대로 ‘쓱’이라 읽는 아재식 유머를 구사했는데, 지금은 모든 자음을 ‘ㄱ’이나 ‘ㅅ’으로 대체했다. 

가령 ‘헐! 대박, 소름’을 ‘석! 새각, 소긋’으로 바꿨다. 물론 이 말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의미는 자막으로 처리했다. 해당 영상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대체 무슨 소리야?"라는 의문을 들게 만든다. 

기존 ‘쓱’ 캠페인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HDMI는 ‘흐드미’, SBS는 ‘스브스’, SK는 ‘스크’라고 줄여서 말하는 습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SSG=쓱’이라고 쉽게 말하고 떠오르도록 해 큰 성공을 거뒀다.  

SSG닷컴의 광고를 제작한 HS애드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젊은 타깃들의 ‘비밀 언어’ 또는 젊은층이 또래 사이에 친밀감을 느끼기 위해 쓰는 ‘도깨비 언어’라는 놀이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라며 "이를 통해 SSG닷컴이 소비자와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맺고, 특별한 방식으로 소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젊은층은 콘텐츠를 소비할 때 정보(information)가 아닌 인상(impression)이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해 이 광고를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광고 모델 주인공 공효진과 공유의 소속사 메니지먼트숲 관계자는 "공효진, 공유씨가 광고 대본을 보고 매우 난감해 하면서도 재미있어 했다"면서 "처음 접하는 대사라 연습하느라 며칠 동안 고생했다. 두 분 모두 작품에 들어가면 하루 종일 대본을 놓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하루 종일 대사를 읊으며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에서 그냥 나올 정도로 외웠는데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NG가 나더라"고 귀띔했다. 

롯데면세점의 ‘냠어’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 듀티 프리(LOTTE DUTY FREE)’의 첫 글자 LDF에서 D를 아래로 내려 한글 ‘냠’으로 표기하고, 광고 속 모든 대화를 ‘냠’으로 표현했다. LF의 온라인 쇼핑몰 LF몰도 같은 방식으로 ‘냐’ 광고 시리즈를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 

이렇게 기업들이 언어유희 마케팅 전략을 들고 나오는 것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신조어 사용이 매우 보편화됐음을 반증한다. 

실제로 인터넷 문화가 발달치 않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뜨겁다’는 의미를 담은 H·O·T, ‘신(神)’을 연상케 한 god 등의 아이돌 그룹이 등장할 때만 해도 기성세대는 이들의 이름을 유치한 말장난으로만 치부했다.  

그러나 초창기 인터넷 세대가 기성세대가 된 현재는 신조어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면서 더욱 과감한 언어를 창조해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 광고의 맹점은 귀로 듣는 변형된 말과 눈으로 보는 원래 말(자막) 사이의 규칙이 없다 보니 광고 메시지 자체에 대한 이해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선 “개취(개인취향)긴 한데 신선하다” “도깨비 말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보면 재밌다” 등 긍정적 반응도 있지만 "슥. 이걸 각인시키려고 하는 것 같은데....상당히 무리수인 듯" “설명이 필요한 드립은 실패한 드립”이란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SNS를 중심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광고들 위주로 입소문이 퍼지다 보니 단순히 기능이나 제품을 설명하기만 해선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라며 “언어 파괴 광고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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